안희정 충남지사가 JTBC에 출연,
자신의 부산대 강연에서 문제가 된 '선의' 발언에 대해
22분여간 해명을 하는 시간을 가졌다.
세 번 정도 다시 돌려보면서 천천히 생각을 해 본 결과.
안희정은 또다른 의미의 '원칙주의자'라는 결론.
'넌씨눈'이라는 용어가 있다.
'넌 씨X 눈치가 없냐!' 라는 의미의 인터넷 용어.
지금 안희정 지사에게 딱 어울리는 단어가 아닐까.
그가 말한 '선의'의 의미를 이해한대로 풀어보자면.
사람을 대할 때는 일단 그 사람에 대한 편견이 없어야 한다.
그가 저지른 행위는 모두 나쁜 뜻에서 그런 것이 아니라고 보자.
그렇게 하면 그 사람이 주장하는 바에 대해
조금이라도 이해할 수가 있게 되고
발생한 문제를 더욱 쉽게 풀어나가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
단, 중요한 것은 그 사람이 저지른 행위에 대한 판단은
그 결과를 놓고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가 주장하는 대로 '선의'로 시작했다손 치더라도
그 과정과 결과가 위법한 것이면 처벌을 반드시 받아야 한다.
대충 이정도면 안지사의 발언 의도와 맞는 것일까.
하도 해석이 분분하니까 뭐 꼭 맞다고 할 수는 없겠고.
그가 말한 대로 그가 사람을 대하고 일을 해나가는 원칙이
이러한 것임은 알겠는데,
그게 꼭 지금 밝혀야 하는지가 의문이라는 것.
어쨌든 이명박근혜의 실책을 처벌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하고 있는 입장임이 확실할텐도
굳이 이런 발언을 해서 그의 정체성을 의심받아야 했을까?
이런 것을 숨김없이 드러내야 한다는 것이
안지사가 살아온 '원칙'이었고 표를 위해
이 '원칙'을 숨기지 않겠다는 모습이라는 건
머리로는 이해가 되지만 마음으로는 받아들이기가...
안지사는 정치인이다.
정치인이라면 대중들이 직관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화법을 구사할 줄도 알아야 한다.
굳이 '20세기 지성사'를 끄집어 내지 않더라도
자신의 의도와 원칙을 분명하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대연정' 이니 '선의' 니 하는 원칙적이고 이상적인 워딩으로
대중들에게 혼란을 안겨줘서는 안되는 것이다.
안지사의 이런 발언들은 소위 'X선비'라고 조롱당하는
사람들의 모습과 별반 다를 게 없는 것으로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상당히 큰 것들.
지금 대한민국에 필요한 건 '흔들림없는 원칙'.
그 '원칙'이라는 단어가 의미하는 것이
자신이 평소에 생각하는 '원칙'과 동일하다 생각하지는 말았으면.
학자라면, 평론가라면 그래도 상관없다.
하지만 지도자를 꿈꾸는 자의 '원칙'은
진정 국민들이 원하는 '원칙'이 어떤 것인지 파악하고
그것에 따라 부끄러움이 없이 행동하는 것이 되어야 할 것 같다.
안희정 지사와 지금의 시대는 조금 안어울리는 느낌.
조금 더 나라가 안정된 후라면
그의 '원칙'이 잘 적용될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한다.
어쨌든. 오늘의 해명도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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