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의 시청률을 기록하던 MBC <미씽나인>이 종영.
최태호는 어쨌든 벌을 받았지만
피해자 코스프레 작렬이었고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아야 하고
여동생을 목졸라 죽인 살인범이지만
같이 페인트칠하면 웃고 넘길 수 있는
그런 너그러움이 있어야함을 계몽시켜주는 드라마였다.
작가의 이름을 다시 한 번 불러본다.
손황원! 2004년 <마지막 춤은 나와 함께> 공동집필 이후
딱히 작품을 남긴 것 같지 않은 손황원 작가!
그분의 넓은 인도주의를 시청자들은 잘 받아들여야 한다.
백진희와 정경호가 나눈 대사 중
"망했다. 똥밟았다"라는 건 시청자들이 해야할 판.
뭔 불사신도 아니고 무슨 짓을 해도 살아 돌아왔고
배트맨에 나오는 조커도 아닌 것이
들어오자마자 깡패들을 거느리고 다니며 인사를 받고
싸움도 겁나게 잘하는 절대악의 설정.
그리고 최태호의 살인을 증언할 사람이 한 둘이 아닌데도
묵묵하게 옆에서 시덥잖은 개그나 치고 있는 동료들.
법정 증언을 번복하는 것도 아니고 왜 가만히 쳐 있는지 당최 이해가.
죽은 사람이 윤소희 혼자야? 기장에 부기장에 기자에
이런 사람들 죽은 거 조사하면 최태호 잡는 건 쉬웠을텐데?
어설프게 현실 반영하는 듯한 대사들도 유치하고.
내용 개판으로 만들고 그런 대사 넣으면
'캬! 사이다! 사회에 경종을 울렸네!'
'세월호 사건을 잊지 말라는 작가의 의도가 보입니다! 멋지다!'
이런 반응이 나올 지 알았나? 설마?
마지막엔 페인트 색이 여러 색이지만 하나의 건물에 칠해졌듯
우리 개개인도 어쨌든 하나가 되어 화합하자
이런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나? 개뜬금없이?
자신의 형기의 최소 3분의 1이상을 복역한 자를 대상으로
가족이나 존속 사망시 혹은 결혼시에 허용되는
특별귀휴를 받아서 나왔다는 설정은 도대체 뭐냐고.
작가라는 작자가 기본적인 것도 조사를 안해?
뭐 건물에 페인트칠하라고 살인죄로 복역중인 애를 내보내줘?
아니면 섹션이랑 인터뷰하라고 내보내줘?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마?
그냥 경범죄였나? 뭐 생활고에 시달려서 쌀 훔쳤어?
지 살아남으려고 다른 사람을 죽인 놈인데
저 말을 아무데나 가져다 붙이는 건 뭔데 도대체.
왜. 박근혜도 미워하면 안되고 최순실도 미워하면 안되지.
선의로 그런 거니까 너그럽게 용서해주면 되겠네.
끝까지 뭐같은 설정으로 마무리를 해버리는 작가의 무책임함이
정말 놀라울 따름이다.
하도 짜증나니까 이재준 검사 연기도 짜증나고.
이름도 안 올라와 있는 조연이지만
다른 작품에서 잠깐 봤을때도 연기가 마음에 안들던데
이번에도 내용때문인지 괜히 인상써지는. 어쨌든.
초반 작가 교체가 불러온 역대급 망작인 것으로 판정.
그래. 손황원 작가가 애초에 설정한 내용이 아니니
뭔가 어설프고 무리다 싶었던 점이 분명 많았을 거다.
그래도. 그렇다해도. 완전 초짜도 아닌 사람이.
2004년에 공동작가로 이름을 올렸던 경력자라면
이런 식으로 드라마를 쓰면 안되는 거 아닌가 싶다.
그냥 간단히 최태호 벌받고
나머지 사람끼리 마무리하는 걸로 끝났어도
이렇게까지 욕을 먹지는 않을 것인데
괜히 있어보이게 메시지 전달하려다가 뭔 꼴인지 참.
으. 열뻗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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